월 130만원 증액저축으로 5년 1억(4단계 예산, 저축 4원칙, 5억 은퇴의 74세 벽, 소득구간별 기준의 빈틈, 지난 전망 걸러내기)

2026.09.02 · ◗ 9분

동전 더미 위에 크기 순서로 놓인 초록색 미니어처 집 모형 네 개
사진: Images_of_Money / flickr (CC BY)

한 줄 요약

김경필 작가가 제시한 4단계 예산과 선저축·강제저축·정기저축·증액저축 원칙을 정리하고, 소득 구간별 저축 기준의 전제와 지난 시장 전망에서 걸러내야 할 부분을 짚었다.

8월의 마지막 날 통장을 열어보면 연초의 결심이 어디쯤에서 멈췄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1월에 정한 저축액을 여덟 달째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봄에 한 번 건너뛴 뒤로 규칙 자체가 사라진 사람도 있다. 유튜브 채널 경제야놀자에 올라온 영상 「2025년 재테크 끝판왕 가이드 - 김경필 작가 (풀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qLWkctNh7CM)은 원래 연초에 계획을 세우라고 만든 1시간짜리 인터뷰다. 그런데 한 해가 3분의 2쯤 지난 시점에 다시 꺼내 보면 내용이 오히려 선명하게 둘로 갈린다. 시장 전망 파트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고, 저축 구조를 다룬 부분만 남는다.

저축은 금액이 아니라 순서에서 갈린다 - 4단계 예산

빨간 숫자가 표시된 구형 계산기 화면
사진: Daniel Deppe / flickr (CC BY)

김경필 작가가 이 영상에서 제시하는 저축 설계는 네 단계다. 1단계는 올해 벌 소득 가운데 몇 퍼센트를 저축할지 총량을 먼저 못박는 것이고, 2단계는 그 금액을 정기적금으로 12개월에 나눠 넣을지 아니면 적금과 보너스 예금을 섞을지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 3단계는 저축을 떼고 남은 돈으로 매달 반복되는 정기 소비 예산을 짜는 것이고, 4단계는 명절, 자동차 보험료, 겨울옷처럼 특정 시기에만 나가는 비정기 소비 예산을 따로 떼어 별도 통장에 두는 것이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흐름이 아니라, 저축을 먼저 떼고 남은 돈을 쓰는 흐름으로 통장 구조를 바꾸는 것이 이 네 단계의 목적이다.

네 단계 중에서 실제로 계획을 무너뜨리는 지점은 마지막 단계다. 1단계부터 3단계까지는 웬만한 가계부 앱이 이미 대신 해주는 일이고 난이도도 낮다. 문제는 늘 예산표 바깥에서 터진다. 결혼식 세 건이 겹친 달, 자동차 보험 갱신이 돌아온 달, 부모님 생신과 명절이 붙은 달에 정기 예산이 먼저 뚫리고, 그 구멍을 메우려고 적금을 깨는 순간 1단계에서 정한 총량이 통째로 무너진다. 비정기 지출을 예외가 아니라 예산으로 인정하고 미리 통장을 갈라두라는 조언은 문장만 보면 단순하지만, 연간 저축 계획의 생존 여부를 사실상 혼자 결정하는 항목이다. 8월 말에 이 영상을 다시 본다면 1단계로 돌아갈 게 아니라 4단계부터 손대는 편이 빠르다.

같은 영상에서 지목한 3대 지출 상한도 이 구조와 맞물린다. 주거비는 소득의 15% 이내, 차량은 소득 6개월치 이내, 여행은 연소득의 5% 이내라는 기준이다. 차량에 대해서는 차값 자체보다 보유하는 동안 계속 발생하는 비용을 근거로 든다. 김경필 작가는 국산 중형 SUV를 예로 들면서 감가상각까지 포함한 실질 유지비가 매달 120만~130만 원 수준이라, 월급 300만 원인 사람이 그 차를 사면 실질 월급이 170만 원이 되는 셈이라고 표현한다. 여행 예산 5%에 대해서도 1년 중 휴가지에서 보내는 날이 2~3% 수준이니 5%면 이미 넉넉한 배분이라는 근거를 붙인다. 소비를 개별 가격표가 아니라 소득 대비 비율과 미래에 딸려올 지출 흐름으로 보는 관점은 항목이 바뀌어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선저축·강제저축·정기저축·증액저축, 승부는 마지막 하나에서 난다

초록색 돼지 저금통과 계산기, 안경, 동전이 놓인 책상
사진: Artsy Crafty / stocksnap (CC0)

저축 방법으로 제시된 네 가지 원칙은 선저축, 강제저축, 정기저축, 증액저축이다. 김경필 작가는 세상에 "저축을 하고 돈을 쓰는 사람과 돈을 쓰고 남으면 저축하는 사람" 두 종류만 있다고 정리하면서, 후자는 저축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 자유적금 대신 정기적금을 쓰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달만 쉬자는 타협의 여지를 상품 구조 차원에서 없애라는 뜻이다. 5년에 1억을 목표로 잡을 경우 증액 없이 같은 금액으로 밀면 월 155만 원이 필요하지만, 130만 5천 원으로 시작해 매년 13만 원씩 올리면 같은 5년으로 1억이 나온다는 계산도 함께 제시된다.

네 원칙 중 앞의 셋은 사실상 상식이고, 새로운 장치는 증액저축 하나뿐이다. 155만 원과 130만 5천 원의 차이는 총액으로는 크지 않지만, 시작 문턱을 낮춰 초기 이탈률을 줄인다는 점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매년 13만 원이라는 증액폭도 영리하게 잡혀 있다. 한 번에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가 아니면서, 5년을 누적하면 처음의 부족분을 메우고도 남는 규모다. 헬스장에서 바벨 무게를 올리듯 저축액도 올려야 한다는 비유는 다소 상투적이지만, 목표 금액을 고정해 놓고 월 납입액만 조절한다는 발상 자체는 실행 가능성이 높다.

다만 증액저축은 임금이 매년 오른다는 전제 위에 서 있고, 영상은 이 전제를 검증 없이 통과시킨다. 실질임금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국면에서는 인상분이 저축 증액이 아니라 생활비 방어에 먼저 쓰인다. 프리랜서와 자영업자에게는 임금 인상이라는 이벤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이 경우 증액 시점을 임금 인상에 연동하지 말고 매년 1월 같은 고정 날짜로 못박아 두는 편이 낫다. 1억이라는 목표 금액을 두는 이유가 금액 자체보다 저축 속도의 기준점을 만드는 데 있다는 설명은 타당하지만, 물가가 오르는 동안 1억의 실질 가치는 계속 깎인다. 영상 스스로 물가 상승률 2%를 계산에 넣는 대목이 있는데도 목표 금액만 고정값으로 남겨둔 점은 일관되지 않는다.

5억을 들고 은퇴해도 74세에 끝난다는 계산

요양보호사와 손을 맞잡은 노년 여성
사진: Direct Media / stocksnap (CC0)

이 영상에서 가장 인상적인 숫자는 노후 시뮬레이션이다. 60세에 5억을 들고 은퇴한 사람이 매달 350만 원을 쓰고 안전한 예금으로 연 3% 수익을 낸다고 가정하면 74세까지 버틴다는 계산이다. 수익률을 두 배인 6%로 올려도 4년이 늘어 78세에 그친다. 반면 은퇴 시기를 늦춰 월 15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유지하면 86세까지 늘어난다. 수익률을 두 배로 만드는 것보다 작은 근로소득을 이어가는 쪽이 세 배 가까운 시간을 벌어준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거를 옮겨 만드는 임대소득, 그리고 자아실현형 경제활동까지 다섯 갈래의 파이프라인을 만들라는 조언이 붙는다.

74세연 3% 수익률
78세연 6% 수익률
86세월 150만원 소득 유지

결론 자체는 타당하다. 자산을 헐어 쓰는 인출 단계에서는 수익률 개선보다 인출 기간 단축이 산술적으로 더 강하게 작동한다. 시니어 소득 100만 원이 실질적으로 200만 원 효과라는 설명도 근거가 있다. 일하는 동안에는 그 시간만큼 소비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액의 절대 크기보다 여러 곳에서 나누어 들어오는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파이프라인 개념 역시 상가 임대료 하나에 생활비 전부를 의존할 때의 불안을 예로 들어 설득력 있게 전개된다. 국민연금은 일정 소득을 넘기면 삭감된다는 점까지 짚어둔 것도 실무적이다.

문제는 이 계산이 은퇴 시점의 자산에만 적용된 값이라는 데 있다. 60세에 이미 5억이 손에 있는 상태에서 3%와 6%를 비교하면 차이가 4년으로 작아 보이지만, 30대부터 30년 가까이 쌓아 올리는 축적기에서는 같은 수익률 격차가 최종 금액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영상의 흐름만 따라가면 젊은 층이 수익률은 별 의미가 없다는 쪽으로 읽어버릴 여지가 있는데, 이 대목에서 축적기와 인출기를 구분해 주는 설명이 빠져 있다. 지출을 매달 350만 원 정액으로 놓은 가정도 단순하다. 은퇴 첫해와 사망 직전의 지출 성격이 같을 가능성은 낮고, 활동이 많은 초기와 의료·간병 비중이 커지는 말기는 곡선 자체가 다르다. 평탄한 정액 가정은 계산을 쉽게 만들지만, 실제 노후 자금이 언제 급해지는지는 가려버린다.

소득 구간별 저축 기준은 어디까지 통하나

지폐와 동전, 지갑, 손목시계가 나란히 놓인 플랫레이
사진: Jess Watters / stocksnap (CC0)

영상은 소득 구간별로 최소 저축액을 표처럼 제시한다. 월 400만~500만 원이면 200만 원, 300만~400만 원이면 160만 원, 250만~300만 원이면 140만 원, 250만 원 미만이면 95만~96만 원이 기준선이다. 마지막 구간의 근거는 2022년 기준 중소기업 대졸 신입 평균 초봉 2,815만 원이고, 이 구간은 근로소득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월 240만 원으로 잡은 뒤 40%를 적용한 값이 96만 원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매년 10만 원씩 증액하면 7년 뒤 1억 2천만 원이 되고, 물가 상승률 2%를 반영하면 현재 화폐 가치로 1억 500만 원 수준이 된다는 계산이 붙는다. 소득 200만 원대 초반인 사람보다 300만 원대 중반인 사람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지적도 흥미롭다. 마음이 놓이는 순간 차를 뽑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표에는 명시되지 않은 전제가 하나 깔려 있고, 그게 이 영상의 가장 큰 빈틈이다. 월 240만 원에서 96만 원을 떼면 144만 원이 남는다. 같은 영상이 앞부분에서 수도권 임차 계약의 절반 이상이 월세라고 직접 말했는데, 월세로 60만~70만 원을 내는 사회초년생에게 144만 원으로 주거비와 식비, 교통비, 통신비를 모두 감당하라는 요구는 산술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주거비 15% 상한을 240만 원 소득에 적용하면 36만 원인데, 수도권에서 이 금액으로 거주가 가능한 사람은 본가에 살거나 회사 기숙사가 있는 경우에 가깝다. 즉 이 기준표는 주거비가 사실상 해결된 조건을 암묵적으로 깔고 있으면서, 그 조건을 밝히지 않는다. 기준을 못 지키는 사람에게 남는 건 방법이 아니라 죄책감이다.

그래서 이 가이드는 대상을 갈라서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주거비 부담이 낮은 1인 가구 사회초년생, 소득이 고정된 급여생활자에게는 구간별 금액을 그대로 목표로 삼아도 무리가 없다. 반면 부양가족이 있는 외벌이, 월세 비중이 높은 수도권 임차인, 소득 변동이 큰 프리랜서와 자영업자는 금액 기준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비율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총량을 절반으로 낮추더라도 선저축·정기저축·증액저축이라는 구조만 유지하면 이 영상이 말하는 저축 근육은 똑같이 만들어진다. 이미 1억 이상을 모아둔 사람에게는 이 표의 효용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도 짚어둘 만하다. 그 단계에서 성패를 가르는 건 저축률이 아니라 자산 배분이기 때문이다.

총평: 진단에는 동의, 처방은 조건부 동의

동의하는 지점은 순서를 다루는 구조다. 저축 총량을 먼저 못박고 정기 소비와 비정기 소비를 그 다음 순서로 배치하라는 4단계 예산은, 실제로 계획이 무너지는 자리가 예산표 바깥의 비정기 지출이라는 점을 정확히 짚는다. 선저축·강제저축·정기저축이라는 상식적인 세 원칙 위에, 시작 금액을 낮추고 해마다 소폭씩 올리는 증액저축을 얹어 목표 총액을 채우는 설계도 실행 가능성이 높다. 월 155만 원을 곧바로 시작하는 대신 130만 5천 원으로 문턱을 낮추고 매년 13만 원씩 올리는 쪽이, 나머지 세 원칙을 합친 것보다 초기 이탈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유보하는 지점은 처방을 조건 밖으로 옮길 때 생긴다. 소득 구간별 저축 기준은 월 240만 원에서 96만 원을 떼는 계산이 성립하려면 주거비가 사실상 해결돼 있어야 하는데, 영상은 이 전제를 밝히지 않는다. 월세 60만~70만 원을 내는 사회초년생에게 같은 표를 그대로 들이대면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목표가 된다. 주거비 전제를 밝히지 않은 기준표를 그대로 따르면, 못 지키는 사람에게 남는 건 방법이 아니라 죄책감뿐이다. 증액저축 역시 임금이 매년 오른다는 전제 위에 서 있어, 실질임금이 정체되거나 임금 인상이라는 이벤트 자체가 없는 프리랜서·자영업자에게는 증액 시점을 따로 정해야 한다. 여기에 그해 집값 전망과 PBR·환율·비트코인 순위처럼 촬영 시점의 숫자를 담은 시장 전망 파트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나, 지금 그대로 옮기면 그 순간 틀린 정보가 된다는 한계도 남는다.

오늘 바로 할 일 3가지

  1. 명절·보험료·의류비 같은 비정기 지출을 미리 적어 별도 통장으로 옮긴다.
  2. 저축 총량을 소득 대비 비율로 먼저 정한 뒤 남은 돈으로 정기 소비 예산을 짠다.
  3. 내년 증액할 날짜와 금액을 지금 정해 달력에 못박는다.

여덟 달이 지난 지금 이 영상을 다시 본다면 1월처럼 총량부터 새로 잡을 필요는 없다. 남은 넉 달 동안 나갈 비정기 지출을 먼저 적어보고 별도 통장으로 옮겨두는 편이 빠르다. 그다음에 내년 증액 날짜와 금액을 지금 정해두면 된다. 계획이 무너지는 자리는 늘 정해져 있고, 그 자리를 미리 막아두는 것이 한 해 저축의 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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